최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호텔경제학"이란 이름으로 희화화되고 있는 한 그림과 관련한 논쟁이 있었고, 이슈가 된 것처럼 언론에서 얘기들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는 특정 후보에 대한 논쟁에 대한 것보다는 아래 그림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 그리고 하나의 그림으로 치환되기 어려운 경제의 순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것이기도 하기에 논쟁적 사유의 결과로써 "토론"에서 나온 애기들을 함께 살펴본다.
1. 케인지언 승수효과와 한계소비성향
이준석 후보가 본 건에 대하여 처음 포문을 연 부분이다.
케인지언 승수효과는 "초기 지출의 변화가 국민 소득에 그 변화보다 더 큰 폭의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원리로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지출된 돈이 시장에서 각 개인들의 한계소비성향(번 돈에서 얼마의 지출을 할 것인가?)에 따라서 시중에 다시 풀려나가며 최초 재정지출된 비용보다 경제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통화승수효과로 쉽게 설명되어질 수 있는데, 최초 은행에 100만 원이 예금되면, 지급준비(한계소비성향)로 10%를 책정하고 90만 원을 대출한다. 이 90만 원을 대출한 사람은 필요한 자금지출(한계소비성향)을 10%만 하고, 81만 원을 다시 은행에 저축한다. 이와 같은 순환이 몇 차례 더해지면, 최초 대출된 100만 원이 아니라, 시중엔 900만 원의 화폐가 발행된 효과를 낸다는 애기다.
이는 짧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케인지언 승수효과는 "초기 지출(예: 투자, 정부 지출)의 변화"가 한계소비성향에 따라 국민소득에 연쇄적으로 증폭된 영향
을 미치는 원리입니다. 또, 통화의 승수효과는 본원 통화(한국은행)의 변화가 지급준비율 등에 의해 통화량에 연쇄적으로 증폭된 영향을 미치는 원리. 둘 모두 초기 변화가 특정 비율(한계소비성향, 지급준비율)에 따라 최종 결과에 증폭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다만, 이 논리가 무조건 맞는 논리는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위의 그림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경제적 행위들은 예측가능하게 흘러가지 않을 뿐 아니라, 단순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본 그림은 경제의 순환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예시 이미지일 뿐입니다.
본 그림만으로 기본소득 혹은 경제정책이 잘못된 것이라 얘기하는 것 자체는 "억지스러운" 주장을 한 것이고, 이준석 후보가 그것을 한 것이고, 한동훈은 숟가락 얹으며 훈수를 둔 것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공격적인 말로 경제순환에 대해서 평가절하한다면, 어째서 호텔경제학이라 말을 만들어서 상대편 후보를 공격하는 데 사용했겠습니까. 10만 원으로 한계소비성향이 1로 나타나는 그림만을 예시로 든게 패착이란 말입니다.
근본적으로 이미 경제가 돌아가고 있던 상황에서 1명이 10만 원으로 호텔예약을 하고 최종적으로 1명이 호텔에 "노쇼"를 하면 수입이 0이 되는 상황에서도 경제는 성장한다는 것은 모순됩니다. 저 호텔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자본이라 부르는게 없다면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경제학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호텔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호텔을 갖게 되었는지 말입니다. 근본적으로 말해서 호텔을 갖고 있는 사람이 돈 10만원 예약손님 1팀으로 침대를 10만 원에 산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미 저 그림을 그린 사람은 "경제순환"에 대해서 말하려 했던 것이고 그 순환을 표현한 그림을 "호텔경제학"으로 치부하여 평가절하하며, 상대를 공격하는 논리로 사용한 이준석 후보와 거기에 숟가락 얹은 한동훈의 저의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2. 한계소비성향이 '1'이고, 무한동력인가? 단순화한 이미지
이준석 후보는 매우 단순한 논리이며 기초적인 사항을 배제한 체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에 온몸을 던졌다.
호텔경제학이라 명명하며, 이 그림만으로 상대편 후보를 공격하며 내세운 논지에서 "한계소비성향" 부분은 앞서 설명했듯 소득으로 번 돈에서 얼마의 소비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즉 그림만으로 설명하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어쨌든 그가 이 사실을 모를 리 없기 때문에 다시 설명한다면.
호텔로 예약하며 10만 원이 입금 ->
침대가게에서 10만원이 입금되어 침대를 납품 ->
침대가게에서 통닭집으로 10만원 입금되어 통닭을 납품... ->
최종적으로 호텔에 오기로 예약했던 손님은 호텔 취소. ( 결국 10만 원은 손님에게 다시 돌려줌. )
이 얘길 계속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긴 하지만, A4용지 한 장에 경제의 순환을 설명할 간단한 예시만을 기준으로 상대편의 경제관과 경제적 의식 수준을 비하하려 한 이준석후보 때문에 글을 길게 쓸 수밖에 없다는 게 안타깝다.
우선 호텔경제학으로 이름 지은 이준석 후보는 '호텔'이란 공간과 건물, 직원과 자본에 대해서 무지한가? 그들의 수입은 10만 원인가? 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최종적으로 호텔에 오기로 한 사람을 '노쇼'라고 말하며, '노주성'이라며 이번 사태에 언론에서 참전한 한동훈의 경제적 이해도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쉽게 설명하려 했던 이미지가 오해의 원인이다. 하지만, 이를 설명 없이 게재한 게 아닌데, 이미지만 가지고 물어뜯어 보려 시도하는 후보와 한동훈 씨다.
이미지를 통해서 본 사례는 승수효과의 긍정적 부분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나,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지출만을 표시한 게 오해(? 또는 호혜하고 싶어서)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침대는 침대업자가 모든 부품을 생산하지 않고, 통닭집이 닭을 키우고 도축하여 통닭을 만들지 않으며, 문방구가 문구용품을 직접 생산해서 팔지 않는다. 이는 후방 산업으로써 생산자가 있으며, 이를 유통하는 물류가 있으며, 이를 판매하는 장소에서 소비자가 최종 소비한 것만 표시된 것뿐이란 의미다.
아래 그림은 제미나이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으로 볼펜이 생산되어 소비자에 전달되는 과정을 단순화한 것이다. 설마 이 그림을 트집 잡아서 맨 위에 섬처럼 된 지형이 "진짜 존재하느냐?"로 질문한다면 "욕을 해줄 것이다."
3. 기본소득 정책은 빨갱이들의 정책인가?
우리나라는 이미 기본소득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세대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다들 모르거나 스치듯 지나치는 사안에 불과할 뿐이다. 기초연금이라 불리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 중 소득 하위 70%에게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가 있다. 물론 완벽하게 개인과 가구의 삶을 유지시켜 줄 정도의 금액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소득"이라 부를 수 없긴 하다. 다만, 이 정책은 과거 국민연금정책 도입시기와 불일치한 노령세대에 대한 소득 보완차원에서 행하고 있는 정책이기 때문에 불완전 기본소득정책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대선후보들은 기본소득에 대한 강한 진행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정책을 강력히 반대하거나,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이 반대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이 기초연금이 기본소득인지 모르고 수령하고 있는 고령층이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받는 기본소득인 '기초연금'부터 폐지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타 다른 정치인들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서 반대한다. 정작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자신들이 받고 있는 '기본소득'을 폐지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조건 '기본소득' 반대로 나서는 것이다.
이는 자신들이 받고 있는 '불완전 기본소득'은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이고, 청년세대가 고령층보다 더 적은 지원금을 받는 것에 '열을 내며'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정치 지향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의사는 없지만, 최소한 '기본소득'을 공산당이나, 북한, 중국의 빨갱이들이 펼치는 정책이라고 여긴다면, 지금 바로 자신들이 받고 있는 '기초연금'에 대해서 명확히 정부로 반납하길 바란다.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기본소득'을 반대한다면,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뿐이라 생각해도 된다.
4. 이준석 후보와 한동훈이 모를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친위 쿠데타로 인해서 그렇지 않아도 짧은 대선기간에 정책과 공약으로 대결하는 게 아니라, 어처구니없게도 그림 한 장을 가지고 헐뜯고 비난만 하려는 저의를 모르는 국민들은 적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프레임 선점 전략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이준석 후보자와 한동훈 보다 모를 것이라 여기며 언론에 대고 코를 푸는 행위는 멈췄으면 좋겠다. 국민을 갈라치고, 같은 정당 내에서조차 세대 갈라 치기로 지지세력을 분열시켰던 이준석 후보는 더욱 말이다.
지금 절치부심 국가를 다시금 정상궤도로 올리고 산업들과 상공인들이 힘들어하는 시기에 이러한 논쟁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설사 오해를 불러일으킬 그림 한 장이라도 말이다.
특히 소상공인 공약에 대해서 "별도 공약 없음"이라고 언론에도 나온 후보는 조금 더 생각이란 걸 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가 이런 공약 없이도 지지해 주는 지지층이 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 테지만, 우리나라 소상공인으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들이 20%가 넘는데 이들을 위한 정책공약이 없다는 것과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언론에 "별도공약 없음"이라고 말하는 자세에 더욱 실망했다. - 참고로 기대가 없었지만, 더욱 실망했다는 말이다. -
어려운 사람을 지원하는 정책을 일반적으로 "포퓰리즘" 정책으로 프레임 짜고, 정부의 "최저임금" 수립에 대해서 '지역 자율적"으로 하겠다는 정책처럼 어처구니없는 공약을 들고 나오는데, 언론들은 "참신하다"는 반응으로 이를 포장해 준다. 원래 언론이 이랬나? 싶지만 이미 경도된 언론이니 더 말해봤자 소용없다.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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