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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억제에 무관심한 한국은행

부동산마이크로데이터 2023. 11. 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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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하던 현상이 벌어졌다.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2022년 10월) 대비 3.8%의 물가상승이 벌어졌다. 10월 금통위 결과에 대해서 한은의 이창용총재는 본인들이 믿고 있는 물가경로를 강조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했었다. 그럼 2023년 10월의 전년동월대비 3.8%도 예상한 경로인가?
 
 

 

 

1. 한국은행의 첫번째 방관 : 2023년 10월 물가상승률 3.8%

한국은행의 지난 2023년 10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발표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창용 총재의 기조적 설명에 따르면, 2023년 6월 인플레이션 2.7% 2023년 7월 인플레이션 2.3% 그리고 2023년 8월 3.4%는 자신들의 시나리오대로 물가상승률이 낮아졌다 했었다. 그리고 2023년 8월은 대외적 여건에 의해서 국제유가상승이 일시적으로 일어나 예측치를 약간 벗어났다 했었다.
 
하지만 이것은 변명이다.
 
2023년 10월 국제유가 상승 및 환율상승에 따른 CPI(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은 충분히 예측되었다. 지난번에 글을 썼을 때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10월 물가인상률이 낮아졌길 기대한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일반인들 조차 물가가 높아져 소비에 주저하는 마당인데 자신들의 예측 범주에 있다는 논리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물가상승률

 
일단,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서 물가인상을 억제해야 하는게 마땅함에도 물가인상을 억제하지 않고, 그냥 놔두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한은이 가장 중요한 책무를 방기한 것이다. 이미 오른 물가는 계속하여 국민생활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아주 넓고 광범위한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고, 한국은행은 선제적인 대책을 세운적이 없다는 것이다. 
 
2023년 10월 일단 물가는 올랐으니, 이제부터 감내해야 할 몫은 국민에게 돌아갔다. 다시 말하지만, 2023년 10월의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은 충분히 예견 가능했었다. 그럼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2. 물가상승률과 환율

미국의 기준금리와 격차를 2%범위내에서 용인하는 한국은행의 결정은 환율상승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환율과 기준금리가 결정적 연관관계라 할 수는 없으나, 공교롭게도 해외 수입물가의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월평균 환율과 소비자 물가지수가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관계가 지속된다면, 현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금리동결로 전 국민에게 "소비자물가상승"이라는 폭탄을 넘기고 "참고 인내하라"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상태대로 환율을 놔둔다면,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물가상승은 고착화될 소지가 크다. 소매품의 경우엔 한번 인상된 가격은 다시 예전가격으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 환율은 현재상태에서 계속 오를 것인가?

미국채 10년물의 금리는 현재(2023.11.2 - 13시 10분 기준 4.722%) 
우리의 기준금리가 10년물 미국채에 후행하는 것은 중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2023년 10월 현재 6 연속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미국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5%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그럼 환율은 지금 상태라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우리는 FOMC의 12월 회의에서도 동결을 기도해야 할 상황이다. 이미 오른 물가를 감내하면서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오른 물가"라는 점이다. 

 
 

4. 현재 기준금리로 환율을 버틸 수 있을까?

환율은 아무도 알 수 없고, 오늘 FOMC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5.5%에 동결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마치 FOMC의 기준금리 동결을 기대했다는 듯, 환율은 11원 가까이 떨어지며 현재 13시 12분 기준으로 1342.5원이다.
 
2012년 1월 기준금리 수준이 비슷하고, 당시의 환율은 1150원대였다. 
2023년 10월 기준금리는 2012년 1월에 비해서 0.25% 높고 환율은 1350원 대이다.
( 2012년에 비해서 대략 15%, 환율에 의한 구매력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

 
 

5. 한미 기준금리와 미국채 10년물 시장금리 비교

미국 FOMC의 2023년 11월 2일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금리 보다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으며, 굳이 한차례의 금리인상을 통한 시그널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파월 연준의장은 2023년 12월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었다. 
 
대한민국 한국은행 이창용총재는 현재 시장금리에 압도된 상태의 기준금리를 현재 통화정책방향에서 동결하였다. 무슨 근거가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기재부 장관처럼 답변을 늘어놓는다.
 
"부동산 PF", "부동산 가격하락 30%면 금융권 문제", "물가는 예상치 범주"라는 식이었다. 2023년 10월 물가상승률은 9월에 이어서 다시 3.8% 상승했다.

 
 

6. 고통스러운 물가는 국민만의 몫

어제자 뉴스에서 국내 금융권의 대출이자 수익이 30조 원에 육박한다는 말을 들었다. 대출이자 감당이 어려워서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는 기사내용이었다. 그리고 정부의 대출 옥죄기에 따른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도 늘고, 대출 총액도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아래의 그래프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시기와 금액을 나타낸다. 주담대가 늘어나던 시기와 주택가격의 상승, 거래량 증가가 당연히 동행하여 나타난다. 문제는 금리인데, 2023년 2분기는 이상하다. 고금리에 신음한다더니, 오히려 대출이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3년 3분기는 2분기보다 더 늘어날 것이다. 
 
대출은 국민이 받았으니, 대출이자 감당은 당연히 대출받은 당사자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다. 

2012년~2023년2분기까지 주담대 증감액과 누계

 
 
그렇다면, 다들 이렇게 있는 돈, 없는 돈을 모두 끌어다가 대출액만 늘어났을까?
 
 

(1) 한은의 두 번째 방관 : 부동산 부채의 이전  (자산가들의 부채를 서민에 이전)

가계가 보유한 M2(총통화량)과 가계부채의 변화율
 
아래 그래프에서 파란색의 우상향 그래프가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다. (예금 등 거의 현금이라 보면 된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가계신용(가계부채 통칭) 액의 증가액도 표시해 두었다. 가계신용은 2022년 들면서 증가세가 완연히 꺾이고 수평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란색) 
 
가계 신용증가는 주담대를 포함하여 가계가 진 거의 모든 부채를 의미한다.
M2보다 낮았던 가계신용이 이 기간 역전된 곳은 붉은색 점선의 2곳이다.
2016년 역전되어 가계신용이 더 증가했다. 그 기간에도 가계보유 M2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물론 빚의 증가가 더 컸다. 
 
2016년을 기점으로 부동산이 꿈틀거렸을 거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2022년 10월경 다시 가계보유 M2가 가계부채를 앞질렀다. 

 
2016년 4월 ~ 2022년 10월에 우린 부동산 폭등을 눈으로 확인하였고, 일찍 부동산을 선점했던 무리들은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까지 등에 업고는 수익실현까지 해준 상황이 돼버렸다. 가계부채를 지고 있는 사람들은 여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거의 모든 자산을 동원하여 그들이 보유한 M2가 증가할 여력이 없었다.
 
4.5%의 대출이자를 감당해야 할 사람들이 3.5%의 정기예금에 가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들의 M2는 그 이전에 부동산을 선점한 사람들의 M2로 이전된 것이다. 그리고 이 M2는 "현금보유"라는 이름으로 부자들에게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있다. 이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하지 않으며 벌인 두 번째 방관이다. 
 
 

(2) 겨울이 오고 있다.

붉은 사각형은 국제유가 중 두바이 유가의 11월~3월 사이의 가격대를 나타낸다. (2012년부터 ~ 2023년 9월)
올 2023년 겨울에 가격은 어떻게 될까?
 
2012년부터 8번의 겨울시기에 이전 기간보다 가격상승이 일어났다. 11번의 겨울이 왔었고, 8번의 가격이 인상되었다.
올 2023년 겨울은 유가가 떨어지길 기도해야 하는 건가? 환율도 상승하는 상황에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질 구매력이 환율에서만 15%가 하락하고, M2의 증가로 인한 구매력 손실은 21~25% (2012년 1월 1일 기준 2023년 9월 구매력) 하락했다. 이러니 쓸 돈이 없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2월 기준금리를 또 동결할 것이다. 그들에게 물가상승률은 이미 안중에 없다는 것이다. 

두바이유의 가격 흐름(2012.1 ~ 2023. 9)

 
 

(3) 고통스러운 물가와 각자도생

이제 방향은 정해진 상태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여 시중 전체에 역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정부는 은행의 고수익(예대마진)에 대하여 불로소득인양 지탄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그런 마음일지 알 수도 없다. 다만, 은행이 금리를 높이지 않고, 부동산에 계속하여 유동성을 공급하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은 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0조의 PF대출을 살리기 위해서 가계부채의 증가를 유도하고 용인한 정권이니 말이다. 
 
다만, 그에 동조하여 대출을 일으키고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들은 고액자산가의 자산을 엄청난 부채를 동원하여 구매해 준 사람들이고, 누구도 그들에게 강제로 대출받아 집을 사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대출로 이자부담이 발생하면 상환에 어려움이 생기고 부실채권이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가 될 수 있어서 "기준금리"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한국은행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인가?
 
대출받도록 금리도 동결해 주고 이제 와서 물가상승률 3.8% 정도는 당연히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란 말인가? 
2023년 특례보금자리 40조 원과 2024년 다가올 내년의 신생아 대출 27조 원. 
 
이러니 한국은행이 기재부 하위조직에 끄나풀에 불가한 것이다. 현 경제상황에서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감에도 부동산 PF만 걱정하는 한은 총재인가? 
 
각자도생해야 할 시기다. 연말과 내년 초 물가는 더 오를 것이고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며, 은행의 과잉 이자소득은 자신들의 부실채권 상각, 매각에 이용될 것이다. 그들은 망가질 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 것이다. 
 
각자도생의 마음으로 철저히 준비들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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